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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 ISDS 패소, 당시 관료들 민·형사 책임 물어야

 

외환은행 지분 매매로 4조7천억원에 이르는 차익을 거둔 '먹튀'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가 손해배상금 2억1650만달러(약 2901억원)와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정했다.

론스타가 우리 정부를 상대로 벌인 소송은 ISDS(투자자-국가 분쟁 해결제도)에 따른 것으로, 이른바 자유무역협정에서 하나의 '표준'이라고 하는 ISDS는 국가 정책보다 투자자 보호를 우선하는 데다 지나치게 미국 중심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게다가, 이 땅에서 벌어진 일에 대한 분쟁이 우리 법원이 아니라 그 정당성도 불분명한 국제기구로 넘어간 셈이어서 어이가 없는 일이다. 

많은 노동자와 시민들은 한미FTA 체결 과정에서부터 일관되게 ISDS허락을 반대했다. 그러나 정부는 반대 목소리를 묵살했고, 이제 국민의 세금으로 수천억원 대의 손해배상을 치르게 됐다.

 론스타는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 한국 정부가 부당하게 개입해 생긴 손해 46억7950만달러(약 6조3215억원)를 배상하라며 2012년 11월 ISDS를 제기했다. 

론스타가 2010~2012년 외환은행을 하나금융에 매각할 때 한국 정부가 매각 승인을 늦추는 바람에 손실을 봤다는 주장이다.

론스타는 일본에 골프장 자산을 3조원 넘게 보유한 산업자본으로 애초 우리나라 국내 은행 지분을 10% 이상 보유할 수 없어 경영할 수 없는 산업자본이었지만, 이를 속이고 외환은행 경영권 인수자로 나선 부도덕한 투기자본이다.

더구나, 2003년 말 외환은행이 외환카드를 합병할 때는 허위감자설을 퍼뜨려 외환카드 주가를 일부러 떨어뜨리는 불법행위를 했다. 

문제는 당시 금융당국이 이를 제대로 확인조차 하지 않거나 못해 외환은행을 론스타에 매각하는 어이없는 결정을 했고, 론스타가 외환은행 지분을 다시 매매해 4조7천억원에 이르는 차익과 이번 소송 패소로 한국은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되었다.

외환은행 인수에서 '먹튀', ISDS 소송에 이르기까지 론스타는 한국 정부를 휘젖었고 농락하면서 초국적투기자본의 행태를 완벽하게 보여준 것이다. 

론스타 사태는 한국 금융산업이 우물 안 개구리에 머물던 시절 투기자본의 본질을 꿰뚫어 보지 못한 금융당국이 독단적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하다 벌어진 일이다. 

문제가 생긴 뒤에도 매끄럽지 않은 정부의 일처리, 전문성 부족이 이어져 막대한 세금이 나가게 됐다. 한국적 관치(官治)금융의 총체적 실패로 현 정부 고위인사들도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않다.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은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할 때 재정경제부 은행제도과장으로 깊이 관여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 인수협상을 할 때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이었다. 

소를 잃고도 외양간을 고칠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게 지금의 한국 입장이지만, 당시 이들 관료들에게는 최소한 반드시 구상권 행사와 함께 형사 책임도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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