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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초등 입학생 4명 중 1명 ‘기저귀’ 차고 등교

“배변 훈련은 학교 몫?”, 교사들 “매주 하루치 수업 시간을 기저귀 가는데 허비”

영국의 초등학교 입학 연령(만 4세) 아동 4명 중 1명이 여전히 기저귀를 찬 채 등교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조사 결과가 나왔다. 부모들이 배변 훈련을 가정의 책임이 아닌 학교의 일로 미루면서 교실 붕괴와 학력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영국 영유아 자선단체 '킨드레드 스퀘어드(Kindred Squared)'가 초등 교사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례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한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지 보도에 따르면, 올해 입학한 리셉션 클래스(만 4~5세 과정) 학생의 약 26%가 배변 훈련이 되지 않아 학교에서 빈번하게 실수를 저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북동부 지역은 그 비율이 36%에 달해 상황이 가장 심각했다. 교사들은 매일 평균 1시간 30분을 아이들의 기저귀를 갈거나 화장실 이용을 돕는 데 쓰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일주일 수업 시간 중 꼬박 하루 분량을 기초적인 뒤처리에 허비하고 있는 셈이다.

식사 독립 불가에 ‘책을 태블릿처럼 스와이프’까지

문제는 배변뿐만이 아니다. 조사 결과 학생들의 전반적인 '취학 준비도(School-ready)'가 매년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자립 능력 부족: 응답자의 28%는 아이들이 스스로 음식을 먹거나 마시는 법을 모른다고 답했다.

디지털 기기 중독: 약 28%의 아동은 종이책을 제대로 사용할 줄 몰랐으며, 책장을 넘기는 대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처럼 화면을 누르거나 옆으로 미는(스와이프) 행동을 보였다.

수업 방해: 교사 70%는 이러한 기초 자립 교육 때문에 수업이 수시로 중단되어 학급 전체의 진도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호소했다.

“내 일 아냐” 

부모들의 인식 변화가 원인

전문가들과 현장 교사들은 부모들의 인식 변화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한 초등학교 교감은 "10년 전만 해도 배변 훈련 없이 입학하는 경우는 없었지만, 이제는 학교가 당연히 해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실제로 함께 진행된 학부모 1,000명 대상 조사에서 22%의 부모가 "입학 전까지 배변 훈련을 마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일부 부모는 책임을 피하기 위해 자녀를 특별 교육 대상자(Special Needs)로 치부해버리기도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도 나왔다.

영국 정부 “국가적 과제로 해결할 것”

킨드레드 스퀘어드의 펠리시티 길레스피 대표는 "취학 준비 상태가 임계점에 도달했다"며 "이는 단순한 교실 문제를 넘어 학교 자원 부족, 부모의 정보 부재, 생활비 상승 등이 얽힌 시스템적 위기"라고 경고했다.

영국 교육부 대변인은 "모든 어린이가 최선의 출발을 할 수 있도록 취학 준비도를 높이는 것을 국가적 임무로 삼고 이미 조치에 착수했다"며 "불우한 환경에서 격차가 벌어지는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유로저널 김소희 기자   shkim2@theeuro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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